출판사 책소개
“아무리 천박한 인간일지라도 좀더 고귀한 무엇을 갖고 있습니다.
총알받이로 고용되어 상소리나 지껄이는 가련한 병사들도
훈련규정과 하루 1실링의 급여 외에 그 나름대로 ‘군인의 명예’라는 것을 갖고 있는 법입니다.
…그에게 그것을 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아무리 둔해 빠진 날품팔이일지라도 빛을 발하며 영웅이 될 것입니다.
인간이 안일을 좇아 움직인다고 말하는 사람은 인간을 크게 모독하는 것입니다.”(p.140)
칼라일은 인간존재의 고귀함을 찬양했고, 모든 인간 마음속의 정신적 위대성을 일깨우는 일을 중요시했다. 개개인이 가진 영웅적 품성을 가꿔야만 진정한 영웅 또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작은 영웅이 큰 영웅을 만들어냄을 의심하지 않았던 칼라일은, 주권 의식 없는 ‘종’의 마음가짐으로는 ‘가짜영웅’이 판치는 세상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음을 경고했다. 『영웅숭배론』을 통해 칼라일은 인간의 시민적 덕성을 강조한 것이다.
“요컨대 우리에게는 둘 중 하나가 남았습니다.
즉 우리는 영웅을, 진정한 지배자와 대장을 좀더 잘 알아보게 되거나,
또는 영웅이 못 되는 자의 지배를 영원히 받거나 할 따름입니다.”
『영웅숭배론』은 토머스 칼라일이 1840년 5월 5일부터 22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행한 여섯 차례의 강연 원고를 모아 그 이듬해인 1841년에 단행본으로 편집해 간행한 책이다. “칼라일은 나의 종교”(Carlyle is my religion)라는 말이 생길 만큼 18세기 계몽주의의 물질주의와 종교적 회의주의로 “정신적 지향을 상실”한 19세기 유럽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때부터 시작된 ‘상실의 시대’는 저물긴커녕 21세기 들어 오히려 그 기세가 더 강해졌고, 현대인의 커져가는 불안과 각종 리더십, 성공학의 흥행은 칼라일의 이 책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방증한다.
목차
(상세 목차 하단에 첨부)
저자 소개
토마스 칼라일(Thomas Carlyle, 1795-1881)은 영국의 역사가·문인으로 독실한 칼뱅주의자인 부모에게 종교적 감화를 받으며 성장했다. 에든버러 대학에 다니면서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심각한 종교적 회의에 빠졌으나 칸트, 피히테 등의 독일 선험철학을 통해 정신적 위기를 극복했다. 교회·신조·성사 등 모든 종교 형식을 거부하면서도 칼뱅주의의 확고한 도덕성을 견지했으므로 ‘신학 없는 칼뱅주의자’(Calvinist without Theology)로 불린다.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를 영어로 번역했으며, 『의상철학』 『프랑스혁명』 『영웅숭배론』 『과거와 현재』 『크롬웰 서한·연설집』 등을 저술·편집했다.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에게 『프랑스혁명』 원고를 빌려주었다가 밀의 실수로 원고가 불에 타 없어진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다. 에든버러 대학교의 총장을 지냈으며, 밀과 더불어 빅토리아 시대 영국 지성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역자 소개
박상익(朴相益)은 우석대학교 명예교수(서양사)다. 동대학 인문사회과학대 학장을 지냈다. 종교·문학·역사의 학제적 연구에 관심을 두고 저술과 번역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은 『번역은 반역인가』(푸른역사, 2006), 『밀턴평전: 불굴의 이상주의자』(푸른역사, 2008), 『나의 서양사편력 1, 2』(푸른역사, 2014), 『성서를 읽다: 역사학자가 구약성서를 공부하는 법』(유유, 2016), 『번역청을 설립하라』(유유, 2018) 등이 있고, 『김교신 전집(전 8권)』(부키, 2001~2002)의 복간을 기획했다. 옮긴 책은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푸른역사, 2001), 『뉴턴에서 조지 오웰까지』(푸른역사, 2004), 『의상철학』(한길사, 2008), 『러셀의 시선으로 세계사를 즐기다』(푸른역사, 2011), 『언론자유의 경전 아레오파기티카(전면개정판)』(인간사랑, 2016),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상)』(소나무, 2014) 등이 있다.